The Library of Eunsun Cho
趙殷淳 書齋
(4)

목차 (제 4 장)

황학루

칠십나그네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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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학루

여러분 모두 중국 여행을 하셔서 아시겠지만 양자강(=長江)가 武漢黃鶴樓 이야기를 적어 봅니다.

중국 문화가 황하 유역에서 시작 하였으나 장강을 끼고 긴 역사가 이루어 지고 많은 시인이 오가며 시를 읊었습니다. 삼국 전쟁 터인 장강 부근에는 지금도 귤 나무가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삼국시대에 북쪽에 있던 나라 군사가 漢江을 따라 자주 남침 하니 한강이 장강을 만나는 곳인 나라 武漢에 높은 망대를 세워서 북방을 감시 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군대가 철수 하여 망대가 빈집이 되니 씨라는 사람이 그 곳에 주막을 열었으나 손님이 없어 한가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초라한 노인이 지나 가다가 술을 구걸 하더랍니다. 신씨는 가엾이 여기고 술과 음식을 주었답니다. 그 후 여러번 술대접을 받은 노인이 6개월이 되자 하직 인사를 하며 귤 껍질을 주어서 주막 벽에 노란 학 한 마리를 그려 주며 박수를 치면 학이 벽에서 내려와 춤을 추리라 했습니다.

신씨는 믿지 않았으나 뜻 밖에도 박수를 치자 학이 내려 와 춤을 추니 그 주막이 유명해지고 돈도 많이 벌었습니다. 그러다가 10년이 지나 그 노인이 돌아왔는데 신씨는다른 사람으로 변해 거만한 인정 없는 부자가 되어 있더랍니다. 노인 의 말이 이제 학과 나는 가야지요 하며 피리를 꺼내 부니 학이 내려 와 노인을 태우고 하늘로 훨 훨 날아 갔습니다. 

崔顥가 아래와 같은 시를 썼습니다.  

昔人已乘黃鶴去     옛날 신선은 이미 황학을 타고 가버리고

此地空餘黃鶴樓     지금 이 땅에는 그저 황학루만 남아있네

黃鶴一去不復返    황학은 한번 가더니 돌아오지 않고

白雲千載空悠悠    흰 구름만 천년이나 유유히 떠도는구나

晴川歷歷漢陽樹     맑은 강물에 한양거리 나무 뚜렷이 보이고

芳草처처鸚鵡洲    앵무섬에는 향긋한 풀이 무성하다네(처=草-早+妻)

日暮鄕關何處是    해 질 무렵 고향이 어디에 있나 둘러보니

煙波江上使人愁    강 위의 안개가 나그네 시름 만 더하네


훗날 李白이 황학루에 와서 시 한 수 쓰려다가 최호의 시를 보고 감탄 하며 붓을 던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느날 친구 시인 孟浩然을 그곳에서 보내면서 쓴 시가 있습니다.

故人西辭黃鶴樓    옛 친구 이 서쪽 황학루에서 이별하고

煙花三月下揚州    꽃 안개 낀 삼월에 양주로 내려가네

孤帆遠影碧空盡    외로운 돛배 그림자 멀리 푸른 하늘로 사라지고

惟見長江天際流    다만 장강이 하늘 끝으로 흐르는 듯 보이네



언제 다시 중국 여행 가고 싶습니다. 

七十 나그네
                                                                                        趙殷淳


여러분, 우리 나이 모두 70이 넘어 버렸습니다. 생각해 보니 딱하기 그지없습니다. 공자님 말에 의하면,


吾十有五而志于學           나는 열다섯살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三十而立                           서른살에는 독립했으며

四十而不惑                       마흔살에는 현혹되지 않았고

五十而知天命                    쉰살에는 하늘의 뜻을 알았으며

六十而耳順                        예순살에는 귀가 순해졌고

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    일흔살에는 마음이 원하는 바를 따라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었다  


라고 하였는데 제 형편으로는 七十而從心所欲운운은 고사하고 四十而不惑에도 자신이 없으니 한숨만 지을 뿐입니다. 하기야, 杜甫의 시에 보면,


酒債尋常行處有         가는 곳마다 외상 술 빚이 있으나

人生七十古來稀         인생 칠십 살기 옛부터 드믄 일


이라 했으니 술 빚은 없어도 좀 위안(?)이 됩니다. 그런데 나이 탓인지 옛날 생각이 자주 납니다,


樹欲靜而風不止          나무는 조용히 있고 싶어도 바람이 그치지 않고

子欲養而親不待         자식이 효도 하려고 해도 부모가 기다려 주지 않으니


라는 말이 새삼스럽습니다. 저희 삼남매는 멀리 떠나가 버리고 두 늙은이만 남아 있습니다,


生爲同室親          살아서는 한 방에서 친히 지내고

死爲同穴塵          죽어서는 한 무덤에 흙이 되리


라고 쓴 白居易의 시의 뜻을 알것 같습니다.

지나간 날 생각해 보니 인생이란  朴木月의 “나그네”와 같다 할까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南道)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李白生者爲過客(산 사람은 지나가는 나그네요) 死者爲歸人(죽은 이는 돌아간 사람이라오)라고 했지요. 그러나,


人生無根체                         인생이란 뿌리가 없는 것                         체=

飄如陌上塵                         길에 날리는 먼지와 같으니

分散逐風轉                        바람에 흩어져 구르는지라

此己非常身                         이는 늘 내 몸만이 아니로다

流落成兄弟                        오다 가다 만나서 형제가 되니

何必骨肉親                         꼭 친형제라야만 하는가?

得歡當作樂                         기쁜 일 생기면 마땅히 즐겨야 하는 것

斗酒聚比隣                         술 한 말 놓고 이웃을 뫃아야지



라고 쓴 陶淵明이 이웃에 살고 있었으면 합니다. 그래도 그런 맹랑한 꿈은 버리고 裴明龍의 座右銘을 따라야 할줄 압니다,



坐七望八         70나이에 80을 바라보네

來日方長          (좋은)앞날이 길고 기네

皓首窮經         흰 머리로 열심이 공부하네

老當益壯          늙어갈수록 더욱 건장하다네



여러분의 건강과 즐거운 앞날을 위해 기도합니다

소나무


창 밖에는 눈이 훨 훨 날리고 있으니 이 해도 다 가고 있다는 징조 입니다. 저기 길 건너 눈 바람 속에 홀로 서 있는 소나무를 바라보며 成三問의 시조를 적어봅니다.

이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꼬하니

봉래산(蓬萊山) 제일봉(第一峰)에 낙락장송(落落長松) 되었다가

백설(白雪)이 만건곤(滿乾坤)할졔 독야청청(獨也靑靑)하리라


陶淵明도 눈 속에 홀로 서 있는 소나무가 뛰어난다고 했습니다.

春水滿四澤          봄 물은 사방 연못에 가득 하고

夏雲多奇峰         여름 구름은 기이한 산 봉우리들 같고

秋月揚明輝          가을 달은 밝고 빛 나며

冬嶺秀孤松          겨울 고개 외로운 소나무 뛰어나도다


그렇지만, 시인 하이네가 겨울 소나무 심정을 알아 낸 듯 합니다.

Ein Fichtenbaum steht einsam          소나무 한 그루가 외로이

Im Norden auf kahler Höh’;                북쪽 나라 황량한 언덕 위에서

Ihn schläfert; mit weisser Decke        하얀 이불에 덮인채 잠 들어 있네,

Umhüllen ihn Eis und Schnee.           어름과 눈에 푹 쌓여서.


Er träumt von einer Palme,                 소나무는 야자수 꿈을 꾸고 있네,

Die, fern im Morgenland,                    저 머나먼 동쪽 나라에서

Einsam und schweigend trauert         홀로 말 없이 한탄하는 야자수,

Auf brennender Felsenwand.              불 같이 뜨거운 절벽 바위 위에서.


길고 긴 겨울 우리도 먼 남쪽 나라(또는 Florida 동창들) 꿈이나 꾸어야겠지요.


좋은 새해를 맞으시기 바라며 Alfred Tennyson의 시 한 구절 적어 보냅니다.



Full knee-deep lies the winter snow,

And the winter winds are wearily sighing:

Toll ye the church bell sad and slow,

And tread softly and speak low,

For the old year lies a-dying.

Old year you must not die;

You came to us so readily,

You lived with us so steadily,

Old year you shall not d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