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창 밖에는 눈이 훨 훨 날리고 있으니 이 해도 다 가고 있다는 징조 입니다. 저기 길 건너 눈 바람 속에 홀로 서 있는 소나무를 바라보며 成三問의 시조를 적어봅니다.
이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꼬하니
봉래산(蓬萊山) 제일봉(第一峰)에 낙락장송(落落長松) 되었다가
백설(白雪)이 만건곤(滿乾坤)할졔 독야청청(獨也靑靑)하리라
陶淵明도 눈 속에 홀로 서 있는 소나무가 뛰어난다고 했습니다.
春水滿四澤 봄 물은 사방 연못에 가득 하고
夏雲多奇峰 여름 구름은 기이한 산 봉우리들 같고
秋月揚明輝 가을 달은 밝고 빛 나며
冬嶺秀孤松 겨울 고개 외로운 소나무 뛰어나도다
그렇지만, 시인 하이네가 겨울 소나무 심정을 알아 낸 듯 합니다.
Ein Fichtenbaum steht einsam 소나무 한 그루가 외로이
Im Norden auf kahler Höh’; 북쪽 나라 황량한 언덕 위에서
Ihn schläfert; mit weisser Decke 하얀 이불에 덮인채 잠 들어 있네,
Umhüllen ihn Eis und Schnee. 어름과 눈에 푹 쌓여서.
Er träumt von einer Palme, 소나무는 야자수 꿈을 꾸고 있네,
Die, fern im Morgenland, 저 머나먼 동쪽 나라에서
Einsam und schweigend trauert 홀로 말 없이 한탄하는 야자수,
Auf brennender Felsenwand. 불 같이 뜨거운 절벽 바위 위에서.
길고 긴 겨울 우리도 먼 남쪽 나라(또는 Florida 동창들) 꿈이나 꾸어야겠지요.
좋은 새해를 맞으시기 바라며 Alfred Tennyson의 시 한 구절 적어 보냅니다.
Full knee-deep lies the winter snow,
And the winter winds are wearily sighing:
Toll ye the church bell sad and slow,
And tread softly and speak low,
For the old year lies a-dying.
Old year you must not die;
You came to us so readily,
You lived with us so steadily,
Old year you shall not d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