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brary of Eunsun Cho
趙殷淳 書齋
(7)

목차 (제 7 장)


同心草

보리밭

曠野
Library of Eunsun Cho Home
同心草


이 땅에 봄이 다시 오고 여러가지 꽃이 만발하여 훨 훨 날리는 꽃잎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그 옛날 우리가 부르던 노래 생각이 납니다.


“꽃잎은 하염 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하다 기약이 없네....”



이 “동심초”의 가사는 나라 여류 시인 기녀(妓女) 薛濤(자는 洪度)가 쓴 春望詞라는 시의 세 번째 수에서 유래되었습니다.

花開不同賞          꽃이 펴도 함께 바라 볼 수없고
花落不同悲         꽃이 져도 같이 슬퍼할 수 없네
欲問相思處          그리워 하는 마음 어디에 있나
花開花落時          꽃 피고 꽃 지는 시절에 있지요

攬草結同心          풀 뜯어 동심결로 매듭 지어
將以遺知音         님에게 보내려고 마음 먹지요
春愁正斷絶          봄날 서글픈 마음 진정 간절한데
春鳥復哀鳴         봄 새는 돌아와 애달피 울지요

風花日將老       바람에 꽃잎은 날로 시들고(꽃잎은 하염 없이 바람에 지고)
佳期猶渺渺       아름다운 기약 아직 아득한데(만날 날은 아득하다 기약이 없네)
不結同心人       한 마음 그대와 맺지 못하고(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空結同心草       공연히 동심초만 맺고 있네요(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那堪花滿枝               어쩌나 가지마다 만발한 꽃
번作兩相思(번=番+飛)날리어 그리움으로 변하는데
玉箸垂朝鏡               이 아침 거울에 옥 같은 눈물
春風知不知               봄바람 너는 아는지 모르는지



나이 탓인지 몰라도 또 봄이 가버린다고 생각하니 아쉽기 짝이 없습니다. Robert Frost도 봄을 붓잡아 두고 싶었는지



Oh, give us pleasure in the flowers today;

And give us not to think so far away

As the uncertain harvest; keep us here

All simply in the springing of the year.

Oh, give us pleasure in the orchard white,

Like nothing else by day, like ghosts by night;

           ………………………

        <A Prayer in Spring중에서>



라고 썼습니다. 白居易(樂天)도 가는 봄을 보내기가 섭섭해서



留春春不駐     봄을 붓잡아도 봄은 머물으지 않고

春歸人寂寞     봄이 가니 남은 사람만 쓸쓸해져요

厭風風不定     바람을 싫어해도 바람은 그치지 않고

風起花蕭奈     바람이 부니 꽃잎만 훨 훨 지네요



라고 한탄했습니다. 그러나, 이 봄을 다시 보내면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杜甫의 심정을 가슴 깊이 이해할 것 같습니다.



江碧鳥逾白     강물이 푸르니 새는 더욱 희고

山靑花欲然     산이 푸르니 꽃도 더욱 붉지요(불타는 듯 해요)

今春看又過     이 봄도 또 눈 앞에서 가버리는데

何日是歸年     진정코 언제나 고향에 돌아갈려는지....



평생을 피난생활한 杜甫는 그리던 고향에 결코 가보지 못하고 삼국 시대나라 수도 였던 四川省 成都에 草堂을 짓고 살다가 그곳을 떠나 귀향 길에 올라 長江을 따라 방황하다가 病死 했습니다.


보리밭





지난 주 Cannes 영화제에서 Ken Loach의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가 황금종려상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는 1920년대 아일랜드 독립 투쟁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랍니다. 그런데 그 영화 제목은 아일랜드 시인 Robert D. Joyce(1830-1883)의 시에서 따온 듯 합니다. 그 시의 처음 두 수를 적어봅니다.


I sat within a valley green

Sat there with my true love

And my fond heart strove to choose between

The old love and the new love

The old for her, the new that made

Me think on Ireland dearly

While soft the wind blew down the glade

And shook the golden barley



Twas hard the mournful words to frame

To break the ties that bound us

Ah, harder still to bear the shame

Of foreign chains around us

And so I said, “The mountain glen

I’ll seek at morning early

And join the brave united men”

While soft wind shook the barley



이 같이 바람 부는 보리밭에서 애인 보다 독립 운동을 택하는 가 하면,  바람에 휘날리는 보리에서Sara Teasdale은 개인적인 극복 정신을 보았습니다.



Like barley bending
In low fields by the sea,
Singing in hard wind
Ceaselessly;

Like barley bending
And rising again,
So would I, unbroken,
Rise from pain;

So would I softly,
Day long, night long,
Change my sorrow
Into song.



그러나, 그 옛날 우리가 부르던 “보리밭”(朴和穆 작사, 尹龍河 작곡)은 언제나 우리의 심정을 흔들어 주지요.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

옛 생각에 외로워 휘파람 불면

고운 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저녁놀 빈 하늘만 눈에 차누나


曠野


몇년 전에 서부에 있는 여러 국립공원을 구경하려고 자동차로 대륙 행단을 한 적이 있습니다. Chicago를 지나 Mississippi강을 건느니 사람 사는 마을도 별로 보이지 않고 가도 가도 끝없는 평야를 며칠 달려야 했습니다. 그 먼 길을 운전 하면서1926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소프라노인 尹心悳이 현해탄(玄海灘)에서 애인 金祐鎭과 투신 자살하기 며칠 전에 녹음했다는 “讚美”를 마음 속으로 불러보았습니다.

“광막한 광야에 달리는 인생아

너의 가는 곳 그 어데냐?

쓸쓸한 세상 적막한 고해에

너는 무엇을 찾으려 하느냐?....”


이 가사는 후에


“광막한 광야에 달리는 인생아

너는 무엇을 찾으려 왔느냐?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평생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

로 변했고 많은 젊은이들이 자살하는 소동을 일으켰다 합니다. 이보다는, 그 옛날 어느 무명 시인이 넓은 몽고 초원에 가서 지었다는 시가 마음에 들지요.


碧野無垠千景秀    푸른 초원은 끝도 없고 경치도 아름다운데

跨馬迎風任君行     그대는 말에 올라 바람 타고 가는구려

放飛心緖無歸意     마음(세상 심정)은 날려 버리고 돌아올 뜻 없는데

靜夜繁星悟人生     고요한 밤 수많은 별 밑에서 인생을 깨달으리



그렇지만, 무명 시인의 시라면 무엇보다도The Weaver라는 시가  잊을 수 없습니다.


My life is but a weaving, between my God and me,

I do not choose the colors, He worketh steadily.

Ofttimes He weaveth sorrow, and I in foolish pride

Forget He sees the upper, I the underside.

Not till the loom is silent, and the shuttles cease to fly,

Will God unroll the canvas, and explain the reasons why

The dark threads are as needful in the skillful weaver’s hand

As threads of gold and silver in the pattern He has planned.


He knows, He loves, He cares,

Nothing this truth can dim.

He gives His very best to those

Who leave the choice with H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