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25 조 사
-------고인돌 높이 세우자
정 두현
가장 아름다운 무덤은
풍장 과 엽장
흔적 조차 없는 무덤
풍장으로 탈육, 하얗게 반짝이는 뼈
낙엽 떨어저 뼈 덮히면
산짐승들 그위에서 춤추며 뛰어놀고
풀벌래 함께 노래하고
밤이 되면
달빛이 이불처럼 깔리고
3백만의 무덤들**
이름 없이 자연으로 사라진 무덤들
그 곳이, 그 산천이 우리 조국 강산이 아니냐
더이상 아름다운 강산을 파 혜집지 말자
그들의 뼈는 조국의 흙이 되었고
그들의 혼은 조국혼이 되었다
젊은 국군의 시체이든
어린 인민군의 흰 뼈이든 죄 없이 죽어 간 동포의 백골이든
산수갑산 이파리 속에 덮혀 있든
대동강 갈대밭 속이라도
완충지대 풀뿌리 밑이라도
강원도 화천 북한강 땜 기슭에 뭍혀 있던
한강 철교 밑이라도
대전 한밭이든
옥천 금강 다리 밑인들
속리산 문장대 아래 가랑잎 속 나뒹그러진 백골이든
지리산 바위 밑인들
낙동강 나루터 피묻은 모래사장 밑이든
거제도 수용소 뒷산 자락이든
논두덩 밭 구석 잡풀 속이라도
제주도 한라산 동굴 속이라도
고이 잠든 원혼
흔들지 말자
고인돌
21 세기의 거대한 고인돌
조국의 가을 하늘 밑
완충지대 평화의 공원 만들어
잠들게 하자
우리 함께 눈감아
오랜 슬픔과 분노 씻어
평화의 잠을 청하자
모든 총포 모아 농기구 만들고
손에 손잡고 평화 행진을 하자
너는 백두산 천지 성수 길러
나는 한라산 백록담 청 수 떠 올려
한독에 담아
고인돌과 위령비 씻어
맺힌 한과 슬픔을 씻어 내리자
풍장과 엽장으로 사라진 보이지 않은
무덤들
삼백만의 무덤들이
우리 조국 강산 아니더냐
살풀이 하자
살풀이 하자
**한국 전쟁 희생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