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리 해맞이
김진호
사랑방
2005년 1월 1일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더 없이 좋은 기회....
해가 뜨려면 아직도 먼
양수리

동해 쪽으로는 못가고
여기서라도
해맞이 하려는 사람들
하나 둘 강가에 모이기 시작


모두들 커다란 카메라를
삼발이 위에 장착하고
가다리는데...

날씨가 차가워
카메라 어는 것 방지하는
두툼한 포대기를 덮어주는 사나이
지루함을 달래려는 듯
큰 소리로 귀에 익은 싯귀를 외우는 사나이

이런 사람들 틈에서
쬐끔한 디카 들이대기도 양간 부끄러워
이 여인은 삼발이 없지만
카메라를 바꿔가며 초점을 맞추고
서터를 눌러대

사람들이 발을 굴러가며
태양을 기다리는 동안
등뒤에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동짓달 스무하루
하현달이 ......


청계산 산기슭(전국에 청계산이 몇이나 되는지....)에
붉은 색이 감도는 것을 보면
머지 않아 해가 뜰 모양

사나이는 옆에있는 여인에게
무슨무슨 필터를 끼우라고 귀뜸...


싯귀를 외우던 사나이는
큰 소리로 카운트다운 시작
"10,...9...8...7...6......."
그러나 태양이 그 템포에 맞춰주질 않아
사나이의
세는 속도가 점점 느려져.....ㅎㅎ


카운트다운은 흐지브지 꼬리를 감추고
한참 후
마침내
밝은 부분이 점점
눈부셔와
시계는 8:14 을 가리키고
그렇게 기다리던 우리 햇님

드디어
2005년은 밝았다


해는 떴지만
이 두 사람은
자리를 뜨지 않고
뭐라고 소리를 질러
아마도 뭔가 절실히 바라는게 있는 모양


이 사람도 떠오른 태양을 향해
쉬지 않고 셔터 눌러대

눈부신 빛을 받고 서있는
양수리철교 신축공사장

북한강과 나란히 달리는 45번 국도 옆
까페 '들꽃' 있는 강가에 내려가 본다
여긴 높은 산에 가려 아직 해가 뜨기 전....
강가의 갈대도 해맞이 하려는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물안개

경운기...
너는 밤새 여기 있었나
추웠겠다


보트...
너는 언제부터 이렇게 버려졌는가
꽁꽁 얼었겠다


북한강
해가 오르면서
물안개가 제법 활발하게
피어올라

청평댐
너는 여기서 얼마나 살았느냐
아침햇살이 가득힌데
물안개는 여기도.....

청평호 수면에
물안개 만발

물안개 피어오르듯
새해 경제가
막 피어올랐으면........


김진호      2005년 1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