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산책 - 김진호
(고궁과 꽃과 사람들 / 창경궁 능수버들)
창경궁에
백송 白松 도 있었군
이분도 나이 꽤나 먹었겠는데...!

고궁의 진달래

고궁의 개나리
다 이뻐

고궁의 벚꽃도
고궁의 오얏나무 (자두나무)도
만발

연못가에 비둘기
앉아있는 내게 돠봤자 줄게 없네

창경궁
노인 산책객 본고장

솔로도 있고
그룹도 있어

커플도 있고
친구도 있고

열심히 걷는 사람도 있고
무료하게 시간 보내는 사람도 있고
뭔가 싸갖고 온 사람도 있어





나이든 카메라 마니아도 있고

직업적 카메라맨도 있어
돌사진 찍는 모양
애 이름 부르며 초점을 맞추는데

아빠는 알미늄 반사판 들고
엄마는 빠질가 조바심하고
아이는 신나서 이쪽 볼 생각 안 하고


여기서 보니
낯익은 시계탑과
서울대학교병원이 보여

손자보는 아주머니
쑥 캐는 일에 관심이 있어
아이는 심심

관천대
창경궁에서도 천체를 관측했나?
얼마나 관측했을까


창경궁의 능수버들
창경궁 눙수버들 색깔이 궁금해

제법 봄색이 많이 올라

어릴 적에 보던것과 같아보이지만
그럴 리가 없을텐데

잔잔한 물결에
어디서 왔는지 오리 두마리

좀더 가까이 가서 찍으려는데
내 얼굴을 보더니
슬슬 피해....쳇

내가 그렇게 무섭게 생겼나?
모퉁이로 돌아가 버려

호수 건거로 돌아가봐
거기선 늘어진 버들가지가 반겨주고 잇어

근데 저기
저 양반 무엇을 저리
영심히 찍노?

우언가 줌을 당겨보니
아까 그 오리
뗏목을 타고 있네

그 카메라 사나이는
다시 자리 잡고 앉아 기다려
더 가까이 오길 기다리는 듯
이 노인은 와서 앉더니
무슨 생각하고 있는건가?

이노인이라니. 
지가 누군지도 모르나?
안만 봐도 그양반이 그양반인디...